힘들 때 듣는 노래가 몇 곡 있다.

그 중에서도 <선인장>은, 2013년의 봄을 내가 기억하는 방법이다.


사람이면 누구나 힘든 시기가 있고 저마다 자신을 위로하는 법을 가지고 있다.

이 노래의 정식 발매는 2월이었지만, 이 노래가 문득 나에게 가까이 다가온 건 5월이었다.

마음이 다쳐서 이유 없는 눈물이 필요했던, 바로 그런 시기.


우현이의 목소리에 참 잘 어울리는 노래다. 그리고 참 잘 어울리는 가사다.

우현이에게는 다른 솔로곡들도 많이 있고, 자작곡들도 있지만, 

우현이가 가진 봄이 나에게 가장 와닿은 곡은 바로 이 곡이었다.

우현이가 가진 따뜻함, 안온함이 한데 엉키고 뭉쳐져서 조용히 숨어있다가 팡, 하고 터져나오는 느낌.


위로가 필요해서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현이의 목소리가 "위로"로 들렸을지도 모른다.

아마 그래서겠지. 내가 그렇게 느끼고 싶었고 그렇게 느꼈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나에게 우현이의 목소리는 위로였다.

울고 싶은 내 등을 토닥여주고, 나오지 않는 눈물이 나올 때까지 옆에 앉아 손을 잡아주던. 

이 노래 한 곡만 1주일을 넘게 돌려들었던 어느 날, 비로소 나는 울 수 있었다.

그리고 며칠 동안, 나는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울 수 있었다.


우현이는 선인장 같은 사람이다.

동그랗고 몽글몽글하게 생긴, 그런 선인장.

햇볕이 가득한 창가에 놓아두면 생긋 웃으면서 방 안을 조용히 관찰하는, 그런 선인장.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따끔하게 손끝을 찔러온다.

아파서 눈물을 떨궈 놓으면, 웃는 모습이 비출 때까지 소리 없이 머금고 있는다.


6월이 되었을 때, 나는 자그마한 선인장 화분을 샀다.

햇볕이 잘 드는 그 어느 곳에든 잘 놓아두고서 한 달에 한 번만 잊지 않고 물은 모자란 듯이-

결과만 말하자면 그 선인장은 꽃도 피우지 못한 채 나의 컴퓨터 옆에서 전자파와 함께 말라 죽었지만,

선인장 화분을 버리던 날, 나는 또 한 번 울 수 있었다.


나에게 선인장은 봄에 서 있는 우현이의 목소리이다.

      한여름의 꿈처럼/생각 하나하나 더해서  |  2014. 9. 11.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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